바쁘다는 것은 무엇일까?
바쁘다는 것은
‘바쁘다’는 것은 단순히 일이 많아서 생겨나는 감정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무언가일까? 요즘 들어 나는 내가 바쁘다고 느낄 때, 그 감정 속에 담긴 부정적인 색채를 떠올리게 된다. 어쩌면 ‘바쁘다’는 감정은 우리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느끼는 몰입과는 반대로, 그저 일에게 끌려 다니는 느낌이 주는 억압적인 감정일지도 모른다.
어느 심리학자들이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바쁘다’는 감정은 스스로 일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결여되었을 때 나타난다고 말한다. 일이 단순히 많아서가 아니라, 그 일이 나를 압도하고, 정신을 흩어놓고, 때로는 나의 중심마저 흔들리게 할 때 ‘바쁘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 감정은 마치 무언가에 밀려다니며 중심을 잃는 불안과 비슷하다. 이 불안이 바로 바쁜 감정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요인일지도 모른다.
온전한 몰입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때는 일의 양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바쁘다는 생각 자체가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몰입은 일의 주도권을 잃는 것이 아니라, 일의 중심에 내가 서 있게 하고, 일이 나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일을 주도하게 한다. 그러니 몰입할 수 있는 상태에서는 바쁨이라는 감정 대신, 오히려 일의 흐름에 타는 경쾌한 리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바쁘다는 감정은 외부 상황에 의해 마음이 압도되었을 때, 그리고 그 상황을 내가 통제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찾아온다.
결국 바쁘다는 감정은 외부의 조건이나 상황이 아니라, 내가 일과 맺는 관계, 그리고 일에 대한 나의 태도에서 비롯되는 감정일 것이다. 바쁘다고 느끼는 순간이 올 때마다, 나는 다시 한번 나 자신에게 이렇게 다짐해본다.
일에 끌려가지 않고 주체적으로 일의 중심에 서 있자. 외부의 상황이 아무리 많고 복잡해도, 무조건 중심부터 잡는다.
바쁜 감정이 나를 엄습할 때, 그것은 곧 내가 다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2025.09 태훈 작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