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일하기
커뮤니티와 함께 일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재밌는 거 하면서 성장하기 위한 일과 삶의 지침들"
나는 대학 휴학생이자 4년 차 스타트업 업계 종사자.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의 공동 창업자이며 8명이 모여 사는 집에서 살고, 러닝크루를 운영 중이다. 대학교 2학년이던 코로나 시절, 친구와 만든 줌으로 스터디하는 커뮤니티에서 소개받아 스타트업에서 첫 인턴을 디자이너로 시작했다. 이후 스타트업에서 직원으로, 또는 공동 창업자로 돈을 벌면서 다양한 커뮤니티를 키우고 소속되어 생활했다. 회사와 커뮤니티에 걸쳐 디자인도 하고, 커뮤니티 운영도 하고, 협업도 하고, 콘텐츠도 만들고제작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전략도 짜고, 제품도 만들고, 세일즈도 했다.
커뮤니티와 회사에서 때로는 성과를 내고 때로는 주춤하기도 하면서 꽤 많은 것을 배웠다. 지금처럼 계속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살며 재밌는 걸 만들고 싶다. 그러면서 비즈니스도 성장시키고. 그래서 어떻게 살고 일해야 행복하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 매번 전략을 고민하고 수정한다. 내가 닮아가고 싶은 사람들은 어떤 마인드셋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일하지? 지켜보고, 물어보고,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나름의 구조를 만들고, 실행하고 복기하고 수정한다. 돌이켜보면 대략 2-3년 주기로 내 기조가 훽훽 바뀌는 것 같다. 아래는 가장 최신의 배움에 기반한 원칙들이다:
1/ Community First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 제품이나 아이디어 대신에, 능력 있고 바이브 맞는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먼저 만들자. 나는 어린 시절부터 일을 만들어서 하면서 친구들과 어울렸다. PC방도 학원도 안 다녀서 초중고 학생회장을 하면서 학생회 친구들이랑 행사를 만들고, 포스터를 만들고, 회의를 진행하고 그랬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똑같이 지내고 있다. 나한테는 커뮤니티를 먼저 만드는 게 되게 자연스러운 방식인데, 이게 여러가지 면에서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재밌다. 커뮤니티로 여기고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부담이 덜하다. 그리고 외롭지 않다.
고객 모집이 쉬워진다. 재미있게 뭔가를 만들고 즐기는 것 같아 보이면 사람들은 참여하고 싶어한다. 한가지 팁을 더하면 커뮤니티를 코어 그룹과 전체 그룹으로 나눠, 코어 그룹과 핵심적인 일을 하고 전체 그룹과 천천히 해도 되는 일을 하면 팀 운영이 훨씬 쉬워진다.
2/ 상상의 나래보다는 실행을 우선으로
상상은 달콤하고 짜릿하다. 문제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해보기 전까지 아무것도 모른다. 나는 실행보다는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거창한 계획을 늘어놓으면 "그래서 뭐부터 할거에요?"라고 물어보는 동료/친구들의 날카로운 표창같은 질문들을 맞으며 좀 바뀌었다.
잡담 모임과 비즈니스 집단의 차이는 실행력에서 나온다.
실행을 미루고 상상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완벽주의에 빠지기 쉽다. 성공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진다. 나는 미루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가능하면 정량적인 성취 목표를 정해두고 실행한다. 그래야 이 실행을 계속 할지 그만둘지를 판단할 수 있다.
실행하고, 결과에 따라 각을 재면서 조금씩 상상하면 아주 재미있다.
3/ 핵심 경쟁력에 대한 부분은 최대한 조작 가능하도록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면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부분을 조작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조작 가능하다는 게 무슨 말이냐면 대장간에서는 프로젝트를 점검할 때 input 지표와 output 지표를 구분해서 본다. input은 내가 조작 가능한 것이고 output은 불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어 월 매출 천만원을 찍는 게 output 지표라면 영업 전화를 돌리는 개수가 input이 될 수 있다. 전화를 돌리는 건 내가 어떻게든 달성할 수 있다.
실행과 추진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봤을 때, 일에 이해관계자들을 너무 많이 끌어들여서 복잡성이 올라갔을 때 그런 것 같다. 그럼 난이도가 많이 올라간다. 아직 어린 나에게는 주변에 능숙한 전문가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빠르게 큰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는 작게, 내가 조작 가능하게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마무리 짓는 게 필요하다.
이걸 위해서는 나, 그리고 나의 팀이 무엇을 잘하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4/ Relax and Chill
긴장해서 일했을 때보다 편하고 차분하게 집중해서 했을 때가 더 좋은 결과를 낸다. 긴장하면 예민해지고, 예민하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그 기운이 전해진다. 그리고 긴장하면 무리수 던지게 된다.
5/ 질문 많이 하기
세일즈할 때도, 모르는 걸 처음 해볼 때도 질문을 많이 하는 건 중요하다.
세일즈는 고객을 혹하게 해서 제품을 파는 일이 아니라 함께 고객의 가치를 찾아주는 일이다. 어떻게 보면 컨설팅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음. 처음부터 고객이 정확히 어떤 상태에서 문제에 빠졌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물어봐야 한다. 물어보고 나보다 고객이 더 많은 말을 하게 만들고, 진심으로 돕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화하는데, 우리 제품이 이 사람에게 가장 좋은 솔루션이라고 생각되면 대부분 팔 수 있다.
모르는 걸 처음 해볼 때는 내가 가진 문제를 먼저 풀어봤을 것 같은 선배들에게 물어보자. 직설적으로 물어봐도 된다. 예의 차리려고 돌려돌려 말하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어려워짐. 내 상황을 먼저 설명하고,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질문하자. 좋은 질문이 좋은 답변을 만든다. 질문을 많이 하면 질문하는 과정에서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된다.
6/ 오바해서 돕기
스타트업 씬에 머물면서 신기했던 게 '덕을 쌓으면 돌아온다'는 우리 엄마가 해준 말이 맞다는 것. 친구나 동료가 뭔가 열정을 불태워서 하고 있는 게 보이면 나는 나서서 돕겠다고 한다. 디자인이면 디자인, 사진이면 사진, 전략이면 전략, 잠재 고객으로서 인터뷰라도 해주려고 한다. 돕는 건 내가 뭔가를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중에 받을 걸 쌓아두는 것이다.



